이 문서는 미상년에 혼례 일정을 정하기 위해 작성한 婚禮擇日記이다.
조선시대 혼례의 절차를 議婚, 納采, 納幣, 親迎으로 구분한다. 의혼은 중매자가 양가를 왕래하며 女家의 허락을 받아내는 과정이다. 남자 측에서 청혼서를 보내면 여자 측에서는 허혼서를 보내며 청혼에 응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납채는 남자 측에서 여자 측에 四柱단자를 보내고, 여자 측에서는 혼인날을 정해서 남자 측에 擇日單子를 보내는데 이것을 涓吉이라 한다. 납폐는 신랑 혼주가 신부 집에 폐백을 보내는 것을 말한다. 이때 간찰도 함께 보내는데 이를 禮狀이라고 한다. 친영은 혼인을 위하여 신랑이 신부 집에 가서 혼례를 치르고 신부를 맞이해서 당일에 본가로 돌아오는 오는 과정을 말한다.
문서의 내용을 보면 첫머리에 '涓吉'이라 적었다. 신랑은 임자년 8월 8일 酉時에 태어났고, 신부는 갑인년 2월 25일 亥時에 태어났다. 이어 역의 괘를 兌雷隨卦라 하여 기운이 돋아나는 괘라고 적었다. 이어 稼穡課를 작성하였다. 冠禮는 12월 14일 卯時에 방향은 坐庚方에 행해졌는데, 묘시는 새벽 5시부터 아침 7시까지를 말하고, 경방은 남서서방향이다. 관례는 남자가 성인이 될 때 치루는 예식으로 이 문서를 작성한 쪽은 신랑측으로 보인다. 납폐는 말머리를 먼저 행진하는 것으로 정하였다. 奠鴈은 12월 21일 묘시에 진행하고 방향은 坐丙方이다. 병방은 남남동 방향을 말한다. 전안은 기러기 한쌍을 놓고 절하는 것으로 혼례 날짜가 12월 21일임을 알 수 있다. 周堂는 혼인할 때 해가 되는 귀신으로 堂字에 있다고 하였으며, 于歸는 신부가 시집에 처음 들어가서 행하는 의식으로 혼례하는 그날 바로 시행한다고 적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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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 신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