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오년 4월 5일에 弘觀이 보낸 편지이다.
간찰은 書簡, 書信, 書札, 簡牘 등으로 부르며, 고문서 형태로 전해진다. 문집에 수록된 간찰은 '書'로 분류하여 수록하기도 하는데, '서'란 고문서 형태의 간찰이 문집에 수록된 것을 말한다. 간찰은 일반적으로 皮封과 내용으로 구성되고, 내용은 다시 本紙와 別紙로 구별할 수 있다. 흔히 간찰이라고 하는 것은 편지의 본문인 본지를 의미한다. 小紙, 胎紙 등으로도 불리는 별지에는 본지에 적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이나 보내는 선물, 은밀한 부탁이나 청탁 등이 기록된다.
간찰의 내용은 書頭, 候問, 自叙, 述事, 結尾로 나뉜다. 서두에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안부 인사를 적고, 후문에는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다. 자서에는 간찰을 보내는 사람 본인의 근황을 서술하며, 술사에서는 간찰을 보낸 이유를 적고, 결미는 간찰의 마지막 부분으로서 간단히 끝맺는 말과 날짜, 성명, 올림[재배(再拜)] 등의 항목을 순서대로 적는다.
서두에서는 '稽顙'이라고 하고, 홍관이 자신을 '孤哀子'라고 지칭하여 부모를 여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어 후문에서는 형의 편지를 받지 못했으나 조카아이의 편지를 받고 조섭하는 형편을 상세히 알았는데 아직도 병이 여전하여 근심이 없다고 하며 병증을 들어보니 침과 뜸으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째서 음식으로 헛되게 조치하는지 걱정스럽다고 하였다.
자서에서는 부모를 여윈 자신은 모진 숨을 겨우 붙이고 있고 어린 손자는 탈이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지난번에 넷째 동생 집에서 조카 2명을 보게 되니 기뻤다고 하며 이 병의 빌미를 듣고 바로 가서 보려고 했으나 얼어 굶주린 몰골을 보니 아직 완쾌하지 않아 한 가지 계획도 하지 못했다고 하였다.
술사에서는 마침 존형의 인편이 와서 甘同 젓갈 한 동이를 보내는데 병중의 반찬거리가 될지 물으며 소략함을 잊고 받아주길 바란다고 하며 용건을 마쳤다. 감동은 충분히 삭힌 곤쟁이 젓갈을 말한다. 이어 나머지 할 말은 정신이 어지럽다고 하며 편지를 마무리하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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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호, 簡札의 安否人事에 대한 類型, 東洋古典硏究 57, 동양고전학회,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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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숙, 조선시대 편지[簡札]의 문화사적 의의, 민족문화논총 30, 영남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2004
집필자 : 신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