庚이 들어가는 해 12월 3일 崔永進이 보낸 간찰이다.
간찰은 書簡, 書信, 書札, 簡牘 등으로 부르며, 고문서 형태로 전해진다. 문집에 수록된 간찰은 '書'로 분류하여 수록하기도 하는데, '서'란 고문서 형태의 간찰이 문집에 수록된 것을 말한다. 간찰은 일반적으로 皮封과 내용으로 구성되고, 내용은 다시 本紙와 別紙로 구별할 수 있다. 흔히 간찰이라고 하는 것은 편지의 본문인 본지를 의미한다. 小紙, 胎紙 등으로도 불리는 별지에는 본지에 적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이나 보내는 선물, 은밀한 부탁이나 청탁 등이 기록된다.
간찰의 내용은 書頭, 候問, 自叙, 述事, 結尾로 나뉜다. 서두에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안부 인사를 적고, 후문에는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다. 자서에는 간찰을 보내는 사람 본인의 근황을 서술하며, 술사에서는 간찰을 보낸 이유를 적고, 결미는 간찰의 마지막 부분으로서 간단히 끝맺는 말과 날짜, 성명, 올림[재배(再拜)] 등의 항목을 순서대로 적는다.
서두에서 지난번 집에 가서 인사드리려 했으나 공교롭게 외출을 하셔서 뵙지 못하고 돌아오니 매우 한탄스럽다고 하며 밤이 되었는데 지내는 형편이 좋고 정무를 보는데 괴롭지 않은지 그립다고 하여 안부를 물었다. 자신은 외지에서 몸이 괴롭다고 하였다.
이어 근래에 알지 못하는 중에 옴이 생긴 이가 5~6명에 이르고 대부분 한번 접촉했으나 두려워하고 있다고 하는데, 자신의 몸은 아직 화를 면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찌될지 모른다고 하였다. 그리고 존형께서 보관하고 있는 것 중에서 銀水散을 만들어 조금 나눠주신다면 몸을 미리 잘 지킬 수 있을 것 같으니 대충 듣지 마시고 반드시 이번에 가는 인편에 보내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하였다. 혹여 따로 조제한 약이 없으며 생수은을 보내도 좋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다른 것은 나중에 만나 말하려고 하니 이것을 헤아려주시고, 시일을 정해서 기별해달라고 요청하였다.
참고문헌
최승희, 한국고문서연구, 지식산업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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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숙, 조선시대 편지[簡札]의 문화사적 의의, 민족문화논총 30, 영남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2004
집필자 : 신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