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인년 1월 9일 弘中이 보낸 간찰이다.
간찰은 書簡, 書信, 書札, 簡牘 등으로 부르며, 고문서 형태로 전해진다. 문집에 수록된 간찰은 '書'로 분류하여 수록하기도 하는데, '서'란 고문서 형태의 간찰이 문집에 수록된 것을 말한다. 간찰은 일반적으로 皮封과 내용으로 구성되고, 내용은 다시 本紙와 別紙로 구별할 수 있다. 흔히 간찰이라고 하는 것은 편지의 본문인 본지를 의미한다. 小紙, 胎紙 등으로도 불리는 별지에는 본지에 적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이나 보내는 선물, 은밀한 부탁이나 청탁 등이 기록된다.
간찰의 내용은 書頭, 候問, 自叙, 述事, 結尾로 나뉜다. 서두에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안부 인사를 적고, 후문에는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다. 자서에는 간찰을 보내는 사람 본인의 근황을 서술하며, 술사에서는 간찰을 보낸 이유를 적고, 결미는 간찰의 마지막 부분으로서 간단히 끝맺는 말과 날짜, 성명, 올림[재배(再拜)] 등의 항목을 순서대로 적는다.
간찰의 발신인이 본지에 내용을 작성할 때 공간이 모자라면 본문의 위쪽 여백에 이어서 쓴다. 위쪽 여백도 다 사용하였으면 오른쪽 여백에 이어 적고, 이 이상 내용을 작성할 경우에는 본문 행간에 쓰기도 한다. 이렇게 본문 여백에 내용을 돌려가면서 쓰는 것을 '回文'이라고 하며, 이 간찰 역시 회문식으로 작성되었다.
홍중은 수신인이 내려와서 자신과 대면하고 이야기하여 새해 정월에 형편이 더욱 좋은 줄 알았고, 여식 또한 새해 경사이니 축하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하였다. 다만 자신은 부모 모시는 형편이 회복하지 못하고 刀圭가 끝이 없어 걱정스럽다고 하였다.
홍중은 혼사와 관련해 수신인으로부터 중매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상황에서 경과를 궁금해 할 수신인에게 현재의 상황과 앞으로의 일정을 이야기하기 위해 편지를 썼다. 홍중은 지난번 말씀하신 혼사에 대해서 어찌 新里에서 허락을 받고 약속을 어길 수 있겠냐고 하며 혼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말씀하신 곳은 기다리지 않도록 도모하겠으나 지금은 모든 길이 막히고 사람 또한 분주하기에 아직 말씀하신 대로 하지 못했다고 하였다. 상대측에는 보름이 되기 전에 慫慂하겠으니 이후 혼인 의향이 있는지 여부는 한마디로 해결할 수 있다면서 우선 보름이 지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하며 편지를 마쳤다.
참고문헌
최승희, 한국고문서연구, 지식산업사, 2015
문창호, 簡札의 安否人事에 대한 類型, 東洋古典硏究 57, 동양고전학회, 2014
한석수, 사대부 간찰의 형식과 투어 연구, 개신어문연구 34, 개신어문학회, 2011
이인숙, 조선시대 편지[簡札]의 문화사적 의의, 민족문화논총 30, 영남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2004
집필자 : 신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