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해년 5월 19일에 光秀가 族從에게 보낸 간찰이다.
간찰은 書簡, 書信, 書札, 簡牘 등으로 부르며, 고문서 형태로 전해진다. 문집에 수록된 간찰은 '書'로 분류하여 수록하기도 하는데, '서'란 고문서 형태의 간찰이 문집에 수록된 것을 말한다. 간찰은 일반적으로 皮封과 내용으로 구성되고, 내용은 다시 本紙와 別紙로 구별할 수 있다. 흔히 간찰이라고 하는 것은 편지의 본문인 본지를 의미한다. 小紙, 胎紙 등으로도 불리는 별지에는 본지에 적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이나 보내는 선물, 은밀한 부탁이나 청탁 등이 기록된다.
간찰의 내용은 書頭, 候問, 自叙, 述事, 結尾로 나뉜다. 서두에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안부 인사를 적고, 후문에는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다. 자서에는 간찰을 보내는 사람 본인의 근황을 서술하며, 술사에서는 간찰을 보낸 이유를 적고, 결미는 간찰의 마지막 부분으로서 간단히 끝맺는 말과 날짜, 성명, 올림[재배(再拜)] 등의 항목을 순서대로 적는다.
발신인과 수신인의 관계는 본인을 '族從'이라 지칭한 것으로 보아 항렬이 같은 친족관계임을 알 수 있다.
서두에서 광수는 족종과 만난 지 4달이 지나가고 처음 편지를 받으니 한탄과 송구스러운 마음이 앞서지만 객지에서 자신을 위로해준다고 하며 편지를 시작하였다. 후문에서는 족종께서 지내시는 형편이 연이어 좋고 별고가 없다니 그립다고 하였고, 자서에서 자신은 객지에서 여전하나 족보 일이 언제쯤 정리가 될지 모르겠다고 하였다. 또한 농사가 가뭄이 심하고 바닷물이 침범하여 큰 피해인데, 그나마 이 지역은 수리 조합은 형편이 나쁘지 않고, 5월 16일과 17일에 비가 와서 추수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였다.
술사에서 광수는 지난번 돈은 빠짐없이 받고 영수증도 받았는지에 대해서 족종에게 묻고 있는데 뒤에 나오는 돈의 용도가 족보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廉義祠 부의금 명목으로 사용되는 돈이라는 점을 통해 지난 번 돈의 용도는 족보와 관련되어 사용된 것으로 짐작된다.
이어 지난번 사촌인 光顯의 편지에서 모두 말씀했기 때문에 생략한다고 하였는데 광현의 편지는 족보와 관련된 일로 짐작된다. 추신으로 里結과 임야를 측량하는 일은 어떻게 처리했는지 물으면서 편지를 마쳤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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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숙, 조선시대 편지[簡札]의 문화사적 의의, 민족문화논총 30, 영남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2004
집필자 : 신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