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서는 1928년 12월 25일 趙斗錫이 사돈에게 보내는 간찰이다.
간찰은 書簡・書信・書札・簡牘 등으로 부르며 고문서 형태로 전해진다. 문집에 수록된 간찰은 '書'로 분류하여 수록하기도 하는데, 고문서 형태의 간찰이 문집에 수록된 것을 말한다. 간찰은 일반적으로 皮封과 내용으로 구성되고, 내용은 다시 本紙와 別紙로 구별할 수 있다. 흔히 간찰이라고 하는 것은 편지의 본문인 본지를 의미한다. 小紙・胎紙 등으로도 불리는 별지에는 본지에 적지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이나 보내는 선물, 은밀한 부탁이나 청탁 등을 기록한다.
간찰의 내용은 書頭・候問・自敍・述事・結尾로 나뉜다. 서두에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안부를 적고, 후문에는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다. 자서에는 간찰을 보내는 사람 본인의 근황을 서술하며, 술사에는 간찰을 보낸 이유를 적고, 결미에는 간찰의 마지막 부분으로서 간단히 끝맺는 말과 날짜, 성명, 올림[재배(再拜)] 등의 항목을 순서대로 적는다. 일제강점기에 작성된 이 간찰도 서두를 생략하였으나 일반적인 양식에 맞춰서 작성하였고, 이를 통해 당대에도 조선시대 간찰 양식을 따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수신인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조두석이 자신을 '査弟'라 칭하여 사돈 관계임을 알 수 있다. 사제란 사돈 사이에서 자신을 칭하는 말로, 이 단어를 통해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알 수 있다. 사제는 '査小弟'・'査契'・'査丈'・'査生' 등과 같은 의미이다.
내용을 보면 조두석은 사돈의 형제가 두루 편안하고 아드님도 부모 잘 모시고 있고, 克도 탈 없이 잘 먹는다고 하니 위로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연말에 사돈 부자 생각이 많이 난다며 안부를 물었다. 자신은 근심이 가득하다며 가족들이 독한 전염병에 걸려 성한 사람이 없다는 근황을 전하였다.
간찰은 딸의 병증, 약 처방에 따른 경과의 전달, 의원을 보내달라는 요청이라는 세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딸이 晩川에서 돌아온 뒤 寧心止笑湯 80첩을 시험 삼아 복용하고 최근에는 服蠻煎 50첩을 먹는 중인데, 약간의 효과가 있고 잡다한 증세가 회복된 듯하다고 했다. 딸이 복용한 약 가운데 영심지소탕은 심장의 邪氣을 잡아 안녕하게 하는 탕약이고, 복만전은 심장이나 간의 사기를 없애는 효능이 있다. 이어서 이 약을 1월 초순쯤까지 다 먹인 뒤에 만천에 다녀갈 예정이라고 하였다.
朴準 형도 병에 걸리니 장차 어떻게 하는 게 좋겠느냐고 하였다. 이어 마침 지난달에 沙村의 戚祖가 와서 族兄 중 좋은 의원이 있다고 했는데 만약 그러하다면 보내 달라고 하였다. 나머지는 등불 아래에서 대충 쓰고 끝내겠다고 하며 간찰을 마쳤다.
연관문서를 통해 조두석의 딸은 1927년에도 참기름과 뽕나무 벌레를 복용한 적이 있어 心病을 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문서의 작성연도인 무진년은 1928년임을 알 수 있다. 조두석이 사돈에게 보낸 간찰은 모두 26건이 전해지고 있으며, 이 간찰은 시기순으로 나열했을 때 26번째 문서이다.
참고문헌
김효경, 조선후기 간찰의 피봉 서식 연구, 고문서연구 31, 고문서학회, 2007
박대현, 한문서찰의 격식과 용어 연구,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0
백낙천, 조선후기 한글간찰의 형식과 내용, 한말연구18, 한말연구학회, 2006
전병용, 간찰의 안부인사에 대한 유형 연구, 동양고전연구 57, 동양고전학회, 2014
집필자 : 김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