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서는 1935년 11월 15일 琴書淵이 사돈에게 보내는 간찰이다.
간찰은 書簡, 書信, 書札, 簡牘 등으로 부르며, 고문서 형태로 전해진다. 문집에 수록된 간찰은 '書'로 분류하여 수록하기도 하는데, '서'란 고문서 형태의 간찰이 문집에 수록된 것을 말한다. 간찰은 일반적으로 皮封과 내용으로 구성되고, 내용은 다시 本紙와 別紙로 구별할 수 있다. 흔히 간찰이라고 하는 것은 편지의 본문인 본지를 의미한다. 小紙, 胎紙 등으로도 불리는 별지에는 본지에 적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이나 보내는 선물, 은밀한 부탁이나 청탁 등이 기록된다.
간찰의 내용은 書頭, 候問, 自叙, 述事, 結尾로 나뉜다. 서두에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안부 인사를 적고, 후문에는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다. 자서에는 간찰을 보내는 사람 본인의 근황을 서술하며, 술사에서는 간찰을 보낸 이유를 적고, 결미는 간찰의 마지막 부분으로서 간단히 끝맺는 말과 날짜, 성명, 올림[재배(再拜)] 등의 항목을 순서대로 적는다.
간찰의 발신인이 본지에 내용을 작성할 때 공간이 모자라면 본문의 위쪽 여백에 이어서 쓴다. 위쪽 여백도 다 사용하였으면 오른쪽 여백에 이어 적고, 이 이상 내용을 작성할 경우에는 본문 행간에 쓰기도 한다. 이렇게 본문 여백에 내용을 돌려가면서 쓰는 것을 '回文'이라고 하며, 이 간찰 역시 회문식으로 작성되었다.
간찰의 내용을 살펴보면 삼가 두 번 절하고 답장을 올린다는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사돈의 편지를 받은 후 보낸 답장임을 알 수 있다. 가을이 끝나 양의 기운이 갑자기 돌아오니 감회가 일어나지 않은 적이 없는데, 이러한 때에 사위가 따라와서 고생하며 멀리 찾아주고 보내주신 장문의 편지를 받아 고맙다는 인사로 간찰을 시작하였다. 이어서 사돈의 지내는 형편은 어떤지, 부모와 형제들과 친척들 모두 잘 지내는지 근황을 물었다. 자신은 겉은 평소 같지만, 내면은 늘 울적하다고 하였다. 아이들은 그럭저럭 잘 지내고, 며늘아기도 잘 지내며, 大也 남매도 근래에 탈 없이 말을 배워 명민하여 다행이라며 근황을 알렸다.
술사에서는 말씀하신 것 중에서 周王山의 경치가 정말 이처럼 뛰어난지 궁금해하며, 자신도 전에 청둥오리를 보러 가는 길에 이 산의 낙엽만 보고 돌아왔다고 하였다. 이로 보아 수신인의 사돈은 지난 가을 주왕산을 유람하고 왔음을 알 수 있다. 이어서 지금 이것을 대조해보니 절의 암자, 누대, 정원, 봉우리, 바위, 폭포가 차례대로 이름과 조금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사돈께서 산을 유람하는데 뜻을 얻었다고 할 만하다고 하였다. 자신은 병들고 피로하여 유람하는 것이 부러운데 내년 봄에 다시 기약하자는 말씀은 미리 정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보내주신 물건이 풍성한데 보답할 게 전혀 없어 부끄럽다며 간찰을 마쳤다. 간찰의 내용 중에 언급된 주왕산은 경상북도 청송군에 위치한 산으로 일찍이 조선팔경의 제6경에 꼽힐 만큼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간찰의 내용에 수신인에 대한 정보는 없으나 금서연이 자신을 '査弟'라고 지칭하고 있어 사돈에게 보내는 편지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자신을 '朞服人'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1년 상중인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금서연이 현재 상중임을 알 수 있다. 보낸 날짜는 을해년으로 되어 있으나 금서연의 다른 편지를 통해 을해년이 1935년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