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서는 1933년 11월 25일 琴瑞淵이 사돈에게 보내는 간찰이다.
간찰은 書簡, 書信, 書札, 簡牘 등으로 부르며, 고문서 형태로 전해진다. 문집에 수록된 간찰은 '書'로 분류하여 수록하기도 하는데, '서'란 고문서 형태의 간찰이 문집에 수록된 것을 말한다. 간찰은 일반적으로 皮封과 내용으로 구성되고, 내용은 다시 本紙와 別紙로 구별할 수 있다. 흔히 간찰이라고 하는 것은 편지의 본문인 본지를 의미한다. 小紙, 胎紙 등으로도 불리는 별지에는 본지에 적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이나 보내는 선물, 은밀한 부탁이나 청탁 등이 기록된다.
간찰의 내용은 書頭, 候問, 自叙, 述事, 結尾로 나뉜다. 서두에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안부 인사를 적고, 후문에는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다. 자서에는 간찰을 보내는 사람 본인의 근황을 서술하며, 술사에서는 간찰을 보낸 이유를 적고, 결미는 간찰의 마지막 부분으로서 간단히 끝맺는 말과 날짜, 성명, 올림[재배(再拜)] 등의 항목을 순서대로 적는다.
내용을 살펴보면 지난번 인편을 통해 편지를 받게 되어 같은 자리에서 마주 보며 얘기하는 것과 같다며 기뻐하였다. 편지에 모임 후 찾아주신다는 말씀에 더욱더 기뻐 기다리고 있었는데 당신 인편이 갑자기 와서 물어보니 허사가 되어 실망스러운 마음이 크다고 하였다.
인편을 통해 알게 된 수신인의 안부에 대해 부모 모시며 형제가 지내는 형편이 계속 좋으신 것을 알았다고 하였다. 부모에게 받은 머리카락을 훼손한 탄식이 예전에는 불행한 것이지만 지금은 상관없고, 조짐에 따라 처세하는 것이 좋은 일 아니겠냐고 하였다. 이어서 당신의 막냇동생은 무슨 중요한 일이 있어 불모의 땅에 깊이 들어가는지 걱정이 크다고 하였다.
한편 자신은 겉은 평소 같지만 내면은 썩은 나무와 같다고 하였다. 정력이 모자라 어지럽고 머리는 흰 머리가 늘어나며 눈은 안개 낀 듯 흐릿하다고 하였다. 사돈과 견주어 예닐곱 살이 아래인데도 이러니 송구스럽다고 하였다. 유학하는 아이인 삼촌과 조카가 무사히 돌아와 겨우 보름을 지내고 조카는 어제 갔고, 삼촌도 오는 그믐에 출발한다고 하여 슬픈 마음이 더하다고 하였다. 며늘아기 머리의 종기는 다 나았지만, 눈에 종기가 또 생겨 보면 심란하다고 하였다. 이번에 보낸 인편이 가져온 물건은 매우 감사하지만 돌아가는 인편이 비어 한탄스럽다며 편지를 마쳤다.
간찰의 내용에 수신인에 대한 정보는 없으나 금서연이 자신을 '査弟'라고 지칭하고 있어 사돈에게 보내는 편지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보낸 날짜는 계유년으로 되어 있으나 금서연의 다른 편지를 통해 계유년이 1933년임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정진영, 조선후기 '간찰'자료의 존재형태, 역사와 경계 제102집, 부산경남사학회, 2017
최승희, 한국고문서연구, 지식산업사, 2015
김효경, 조선후기 간찰의 피봉(皮封) 서식 연구, 고문서연구 31, 고문서학회, 2007
이인숙, 조선시대 간찰의 문화사적 의의, 민족문화논총 제30집, 영남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2004
집필자 : 이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