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서는 1929년 4월 19일 琴瑞淵이 사돈에게 보내는 간찰이다.
간찰은 書簡, 書信, 書札, 簡牘 등으로 부르며, 고문서 형태로 전해진다. 문집에 수록된 간찰은 '書'로 분류하여 수록하기도 하는데, '서'란 고문서 형태의 간찰이 문집에 수록된 것을 말한다. 간찰은 일반적으로 皮封과 내용으로 구성되고, 내용은 다시 本紙와 別紙로 구별할 수 있다. 흔히 간찰이라고 하는 것은 편지의 본문인 본지를 의미한다. 小紙, 胎紙 등으로도 불리는 별지에는 본지에 적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이나 보내는 선물, 은밀한 부탁이나 청탁 등이 기록된다.
간찰의 내용은 書頭, 候問, 自叙, 述事, 結尾로 나뉜다. 서두에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안부 인사를 적고, 후문에는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다. 자서에는 간찰을 보내는 사람 본인의 근황을 서술하며, 술사에서는 간찰을 보낸 이유를 적고, 결미는 간찰의 마지막 부분으로서 간단히 끝맺는 말과 날짜, 성명, 올림[재배(再拜)] 등의 항목을 순서대로 적는다.
간찰의 발신인이 본지에 내용을 작성할 때 공간이 모자라면 본문의 위쪽 여백에 이어서 쓴다. 위쪽 여백도 다 사용하였으면 오른쪽 여백에 이어 적고, 이 이상 내용을 작성할 경우에는 본문 행간에 쓰기도 한다. 이렇게 본문 여백에 내용을 돌려가면서 쓰는 것을 '回文'이라고 하며, 이 간찰 역시 회문식으로 작성되었다.
간찰의 내용에 수신인에 대한 정보는 없으나 금서연이 자신을 '査弟'라고 지칭하고 있어 사돈에게 보내는 편지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보낸 날짜는 기사년으로 되어 있으나 금서연의 다른 편지를 통해 기사년이 1929년임을 알 수 있다.
내용을 보면 오고 가는 인편으로 전한 소식이 한 달이 지났으나 그 그리움이 1년이나 끊긴 듯 울적하였는데 인편으로 온 편지 덕분에 위로가 되며 마음이 뚫린다는 인사로 편지를 시작하고 있다.
사돈의 어머님, 형제, 손자 모두 잘 지내고 있고 자신의 아이도 잘 지내고 있다니 다행이라고 하였다. 자신의 집안은 근래에 지내는 상황이 별다른 게 없고, 손자들이 홍역을 무사히 치르고, 숙부와 그의 식솔들도 큰 탈을 면했다고 하였다.
집 아이가 몇 년 동안 밖에서 떠돌며 제 분수에 맞지 않은 명성을 얻어 이 허명을 모면하기 어려우니 미움과 걱정이 더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가 갈 때 다시 안부를 묻는 것이 도리이나 날짜 안에 틈을 내기 어려워 몇 달 미루다가 한번 갈 계획이니 너그럽게 이해해달라고 하였다. 계절 의복이 관례적인 풍속이더라도 100리 길에 사람을 보내는 것은 매우 정성스럽고 공력이 많이 드는 일이라며 훈계를 내려 자질구레한 풍속을 따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어떠하겠냐며 편지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