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신년 윤달 그믐에 全在哲이 사돈에게 보낸 간찰이다.
간찰은 書簡, 書信, 書札, 簡牘 등으로 부르며, 고문서 형태로 전해진다. 문집에 수록된 간찰은 '書'로 분류하여 수록하기도 하는데, '서'란 고문서 형태의 간찰이 문집에 수록된 것을 말한다. 간찰은 일반적으로 皮封과 내용으로 구성되고, 내용은 다시 本紙와 別紙로 구별할 수 있다. 흔히 간찰이라고 하는 것은 편지의 본문인 본지를 의미한다. 小紙, 胎紙 등으로도 불리는 별지에는 본지에 적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이나 보내는 선물, 은밀한 부탁이나 청탁 등이 기록된다.
간찰의 내용은 書頭, 候問, 自叙, 述事, 結尾로 나뉜다. 서두에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안부 인사를 적고, 후문에는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다. 자서에는 간찰을 보내는 사람 본인의 근황을 서술하며, 술사에서는 간찰을 보낸 이유를 적고, 결미는 간찰의 마지막 부분으로서 간단히 끝맺는 말과 날짜, 성명, 올림[재배(再拜)] 등의 항목을 순서대로 적는다.
간찰의 발신인이 본지에 내용을 작성할 때 공간이 모자라면 본문의 위쪽 여백에 이어서 쓴다. 위쪽 여백도 다 사용하였으면 오른쪽 여백에 이어 적고, 이 이상 내용을 작성할 경우에는 본문 행간에 쓰기도 한다. 이렇게 본문 여백에 내용을 돌려가면서 쓰는 것을 '回文'이라고 하며, 이 간찰 역시 회문식으로 작성되었다.
발신자는 전재철이며 자신을 '査弟'라고 적어놓았다. 사제는 사돈사이에서 자신을 지칭하는 말로 이것으로 보아 수신자는 전재철과 사돈사이임을 알 수 있다. 먼저 예식 자리에서 만나 옛 정을 펼치니 좋은 일이었다면서 이후 사돈의 형편을 묻고, 자신은 저녁에 별 탈 없이 집에 돌아와 다행이라고 하였다. 며느리가 시집온 것이 바라던 것이어서 집안에 경사가 이보다 더한 것이 없으며, 자신의 마음에 매우 다행스럽다고 하였다. 또한, 이바지 음식이 넉넉하고 화려하니 오히려 고생하신 것을 생각해 마음이 편치 않다고 하였고, 답례라는 것이 소략하여 부끄럽다고 하며 편지를 마쳤다.
내용으로 보아 전재철의 집안이 신랑 집안이며, 며느리가 신행 후, 시댁인 전재철 집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사돈 집안에서 이바지 음식을 보내주어 전재철이 이에 답례하면서 보낸 답장 것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