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서는 신미년 11월에 咸仁九 등이 城主에게 올린 상서이다.
상서는 소지의 일종으로 백성들이 관찰사, 고을 수령, 암행어사 등에게 올리는 청원서를 말한다. 상서에 쓸 수 있는 내용은 청원・소장・진정 등 매우 다양하지만 산송, 효행의 정려가 주류를 이룬다. 연명하여 올릴 경우 등장의 형태를 띤 것이 많다.
소지는 백성들이 소송의 제기, 자신의 권리・특권・재산에 대한 소유권 인정, 억울한 일에 대한 소원, 효행 정려 등의 성격으로 관청에 작성해 올리는 문서이다. 조선후기 편자 미상의 서식용례집인 유서필지에서는 소지의 종류를 수취자에 따라 上言, 擊錚, 單子, 白活, 議送으로 구분하고 있다. 소지의 양식은 대개 시면, 본문, 결사, 판관의 존함, 작성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법제적으로 소지의 양식은 정해져 있지 않다.
문서를 살펴보면 함인구는 자신을 가리켜 '化民'이라고 칭하고 있다. 화민은 백성이 관에 탄원서를 올릴 때 자기 자신을 낮추는 방식 중 하나로 양반이 사용하였다. 화민에서 화는 '교화하다'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 화민을 칭하며 '성주님의 가르침을 받고 있는 백성'이라는 것이며, 곧 성주의 관할 지역 내에 사는 백성임을 나타내는 호칭이었다.
상서를 올린 함인구는 邱井面에서 거주를 하고 있는데, 이 지역은 현재의 강릉시 구정면 일대로 추정된다. 상서의 마지막에는 함인구와 함께 상서를 올린 사람의 이름이 언급되어 있는데, 그들은 咸弼榮, 咸瑀根, 咸澤瑚, 咸龍根, 咸貞根, 咸秉燮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이들은 이미 지난 정소에서 선조 七峯公의 墳山이 있는 구정면 북리의 사산의 묘역의 火田과 관련된 일에 대해 제기를 했고 뎨김[題音]을 받았다. 그 뎨김에서는 화전을 영영 침범하지 말라고 하였다. 이번에는 장차 훗날 자손들이 영영히 수호하기 위해 완문을 작성해 달라고 하였다.
성주는 뎨김에서 묘역 내 사방에 화전과 투장이 들어서는 것을 막으려는 뜻이니 완문을 발급하여 주겠다고 했다.
참고문헌
최승희, 한국고문서 연구, 지식산업사, 2015
원창애, 소지류・관부문서・망기・통문류・제문・만사의 분석, 경남문화연구 제25집, 경남문화연구원, 2004
김경숙, 조선후기 山訟 所志類의 文書樣式과 分類, 규장각 제25집,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2002
全炅穆, 朝鮮後期 所志類에 나타나는 '化民'에 대하여, 古文書硏究 제6집, 고문서학회, 1994
집필자 : 김선우